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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초등학교 시절에는 책보자기를 사용했다. 보자기에 책을 둘둘 말아 어깨를 가로질러 매곤 뛰기도 하고 친구들과 구슬치기, 딱지치기도 하며 학교를 다닌 기억이 난다. 세월이 흘러, 그 보자기는 책가방을 거쳐 백팩으로 발전되었다. 생각해 보면 보자기는 편리한 점이 많았는데 책가방의 용도를 넘어 다양한 쓰임새가 있다. 한국의 전통적인 천으로 물건을 싸는 실용적인 목적뿐 아니라 귀중품을 담고 마음을 전하는 선물을 포장하거나 때로는 공예품으로 한국 문화를 상징하기도 하니 말이다.


문득 한국 전통 보자기의 특징 세 가지를 생각해 보았다.


1. 유용성 Usefulness

보자기는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물건의 형태와 관계없이 보자기에 쌀 수 있는 간편함과 유용성이 있다. 보자기는 작게 접어 부피도 줄이고 보관도 용이하다. 물건 포장용은 물론, 장식용으로 쓰이기도 하고 특별한 행사에 좋은 의미를 담아 선물을 할 때에도 쓰임새가 좋다. 부피도 적고 보자기의 색이 다양하면 디자인적 감성을 넣을 수도 있다. 가격도 필요에 따라 폭넓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유용성이 크다.


2. 유연성 Flexibility

보자기는 사용 목적에 따라 크기와 형태, 그리고 재질 또한 다양하다. 이불을 싸는 큰 보자기도 있고 귀중품을 보관하는 작은 크기도 있다. 보자기는 물체의 모양이나 생김새, 물건의 종류에 구애받지 않고 포장할 수 있다. 포장하는 모양도 달리할 수 있다. 보자기는 고유의 상태인 평면성을 넘어 상대의 모양과 다양한 필요를 입체적으로 담아낸다.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의 필요에 따라 보자기를 선택할 수 있다. 실질적인 포장에서 장식적인 필요와 행복을 전하는 상징적인 의미도 가질 수 있다.


3. 포용성 Inclusiveness

보자기는 고정된 가방과 비교해 보다 다양한 물건을 담을 수 있는 포용성이 넓다. 또한 한복과 함께 사용하면 고전미도 살릴 수 있고, 모던 인테리어 감각에도 활용할 수 있는 폭넓은 적응성과 다양성이 있다. 이런 보자기가 제대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중요한 조건이 있다.


첫째, 보자기는 담으려는 물건의 크기보다 더 넓은 면적을 가져야 한다.

둘째, 보자기는 담으려는 물건의 무게를 감당할 만큼의 물성을 가져야 한다.


그렇다면 한국의 전통 보자기에서 얻을 수 있는 리더십 인사이트는 무엇일까? ‘리더의 보자기’ 크기가 커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도 다양한 캐릭터의 상대방과 그들의 요구를 담을 수 있는 유용성과 유연성이 필요하다. 이때 타인을 포용할 수 있는 역량을 향상시키고 강도를 높이는 것은 리더의 자기 성찰과 성장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교훈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물어본다. 내 보자기의 크기는 어떠한가?

 

* 칼럼에 대한 회신은 jwcc509@gmail.com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