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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나 스스로에게 물었다. 내가 하고 있는 것 중에 잘못된 행동은 무엇이지? 바로 답하기가 어려웠다. 질문을 바꿔보았다. 내가 안 하고 있는 것들은 무엇이지? 아, 여러 가지가 떠올랐다. 아마 거기에 답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누구나 자신이 한 행동은 크게 잘못되었다고 느끼지 못한다. 스티븐 MR. 코비가 말했듯이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서는 의도로 판단하고, 타인은 행동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한 행동에는 나름의 선의와 사정이 있음을 스스로는 알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가 하지 않은 행동들, 더 충분히 표현하지 않은 것에 있을지 모른다. 하고 있는 것과 하지 않은 행동들 리더십 코칭을 해오면서, 리더십 행동도 이와 비슷하다는 걸 깨닫는다. 리더들이 하는 일은 많다. 일정에 맞춰 회의에 참석하고, 이메일에 답하고, 출장을 가고, 전략을 고민하고 질 좋은 업무 결과를 위해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읽는다. 업무를 협의하거나 지시하고, 사교 모임에 참석한다. 요컨대, 일정표에 반영되어 있는 일들과 남들에게 약속된 일을 수행하는 데는 거의 실패가 없다. 그들이 하지 않는 일들은 어떤 것일까? 물론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리더는 직원들의 업무공간에 가지 않는다. 회의 시간에 발언 순서가 되거나 지목되기 전에는 말하지 않는다. 사람을 환대하는 미소와 눈 맞춤을 하지 않는다. 팀원을 케어하고 인정하는 말을 하지 않는다. 상사에게 사전 확인을 하지 않는다. 감사를 표현하지 않는다. 산업과 경쟁에 대해 연구하지 않는다. 독서를 하지 않는다. 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습관이 안 돼서, 어색해서, 불편해서 그렇다고 말한다. 나도 하지 않거나 혹은 충분치 않은 일들을 적어본다. 먼저 안부 연락하기, 도움을 요청하기, 마감이 정해지지 않은 글쓰기, 계절에 맞는 새 옷 사기, 영양제 먹기, 감사한 사람에게 선물하기, 중요한 동료들과 일대일 대화하기 등등. 삶과 관계에 윤활유가 될 것이 분명한 이런 행동들을 왜 안 했을까? 이유는 분명했다. 사람들이 요구하지도, 나무라지도 않기 때문이다. 숙제처럼 부과된 요구에 맞추는 걸 최우선 순위에 놓다 보니 미뤄진 것이다. 한마디로 내 삶에 대한 주도성 부족이다. 새로운 루틴을 위한 비계(scaffolding) 돌아보니 예전엔 하지 않았지만 새로운 루틴으로 자리 잡은 것들도 있다. 그건 어떻게 가능했을까? 주도성 부족을 메꿀 구조(structure)가 있었기 때문이다. 건축할 때 임시 구조물인 비계(scaffolding)를 세우는 것처럼, 새로운 행동을 위한 보조 장치들이 있었다. 매일 아침 계획 세우기(플래너), 헬스클럽 운동하기(트레이너와의 정기 약속), 책 읽기(북 리뷰 방송), 글쓰기(코칭 칼럼), 여행하기(친구들의 정기 계획) 등등. 새로운 행동을 루틴으로 만드는 데 소소한 약속과 규칙 같은 일종의 비계가 필요했다. 리더의 행동은 주위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 하지만 개인이다 보니, 그 영향을 늘 자각하지는 못한 채 개인적인 기호와 습관에 따라 행동하기 쉽다. 한 번 생각해 보라. 당신이 리더십을 더 효과적으로 발휘하기 위해, 당신이 하고 있지 않지만 할 필요가 있는 행동은 어떤 것들인가? 행동을 습관화하기 위해 어떤 비계를 세울 수 있는가? 나에게도 하는 질문이다. 음력 설 연휴가 지난 후, 나는 그중 한 가지를 루틴으로 만들었고 지금까지 실천하는 중이다. 습관화를 기대하면서. * 칼럼에 대한 회신은 helenko@kookmin.ac.kr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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